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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전히 헤어지지 못한다 3 1.그 곳은 아주 낯선, 다른 공간이었다.모든 것이 낯선 그 곳에, 나와 짱아만 있었다.그 순간부터 전개되는 모든 것은 도전이었다. 모험이었다.짱아와 나만 그 곳에 있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극복해 나갔다.온전히 서로 의지해가면서, 때로는 내가, 또는 짱아가,상황을 리드하면서, 어려움을 타개하고, 관문을 돌파했다.모든 고난을, 역경을,헤쳐나가며, 어느 순간 또 다른 곳에 당도할 즈음,나는 어느 순간 깨어나야 했다.꿈이었다. 2.그렇게 가끔씩 짱아와 함께 할 수 있는 상황이 찾아온다.어느 날은 모험을 떠나고, 어느 날은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이기도 하고,또 다른 날에는 감히 범접할 수 없을 것 같이 느껴지는.비록 함께 했지만, 같은 공간과 시간을 공유했지만.지금은 완전히 다른 차원에 있다는 생각에. 그 .. 더보기
여전히 헤어지지 못한다 2 짱아야.여전히 일상은 크게 달라진 것 없이 나는 나의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넌 여전히 내 기억 속에 맴돌아. 그건 나의 편집된 기억의 한 단면일까.나의 열망적인 그리움이 만들어낸 너의 현신일까.이도저도 아닌 헛것일까.그럼에도, 또렷하게 남아 있는 너의 모습에 위안이 되기도 하고, 솔직히 힘이 들기도 한다.하지만 힘이 드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예측했던 상황이니까.그것보다는 어떻게든 너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는 것.그 사실이 더 중요하다.살아있어서, 이렇게 살아가면서, 기억할 수 있으니까.감내할 수 있지만, 그렇지만 기별이 없다는 것은 견디기 어렵다.잘 지내고 있으리라는 것은 그저 나의 일방적인 믿음.열망. 간절함. 꼭 그래야 한다는 간절한 소망.확인할 수 있다면 좋겠는데. 불가능하다.이 세상을 .. 더보기
여전히 헤어지지 못한다 시간이 꽤 지났지만, 여전히 실감할 수 없다.그렇게 개구쟁이와 헤어졌던 날, 그 날 이후 지금까지..일상은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변화가 있다면 이따금씩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커다란 공허함.마음 한 구석이 뻥 뚫린 것 같은 이 허전함은 도저히 메울 수 없는 나의 일부가 되어버렸다.이 허전함을 안고 계속해서 살아가야 하는 것.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극복하고자 하는 것은 욕심일런지커다란 궁금증을 안고 오늘을 평소와 같이 살아가야 한다.그렇지 않아도 버거웠던 현실이 너무나 무겁게 느껴지는 요즈음.인간의 나약함을 실감하며 하루 하루를 견디어내어야 하는 이 삶 한 가운데에서.짱아야. 이렇게도 널 그리워하는 나에게 조그만 힌트라도 주었으면.나의 욕심이라는 것을 잘 알지만. 인간의 이기심이라는 것을 잘 알고.. 더보기
헤어지지 못한다 짱아야. 개구쟁이넌 정말이고 정말이고 특별한 존재였어. 그 사실을 너무나 늦게 알아버렸어.어떤 곳에서든, 뭘 하고 있든, 무슨 상황이 됐든 불쑥 불쑥 니가 생각나.길을 걷다보면 저 멀찍이 니가 보여. 하늘을 봐도 그래.니가 왕왕 짖는 소리가 귓가에 맴돌고, 너의 초롱초롱한 눈빛이 그려지고,널 쓰다듬을 때의 느낌, 꼬리를 잡을 때의 느낌, 턱을 긁어줄 때의 느낌,술래잡기하고, 귀신놀이하고, 이불속에서 함께 잠을 청하고,맛있는거 주려고 하면 어쩔 줄 몰라하던 너,바깥공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던 너,가족이 오면 반겨주던 너,너의 온갖 모습, 몸짓, 표정,하나 하나 다 생각이 나서 미칠 지경이구나. 짱아야..좋았던 기억만큼 아쉬운 것, 미안한 것들로 내 마음이 차오르고,슬픔에만 빠져있을 정도로 여유있는 삶이 아니기.. 더보기
가장 소중한 것 더보기
헤어지고 나서 어느 정도 예견했지만 너무 힘들다.지금까지 겪지 못했던 너무나 큰 상실감에..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자꾸 그 녀석이 생각나고.. 눈 앞에 아른거리고.. 멍멍 짖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길을 가다가 까만색, 회색이 뭉쳐진 뭔가가 개구쟁이 얼굴처럼 보여서 다가가보니..아스팔트 위에 말라붙은 껌딱지였다.세상은 어제처럼 오늘도 잘 돌아가고 있고, 나만 이 비극의 구렁텅이에 빠져서헤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미용실에서 머리를 깍는데 라디오에서 회상이라는 곡이 흘러나온다.원래 좋아했던 노래인데, 유독 가사가 너무 내 마음을 후벼판다.회상이라는 제목과, 떠나버린 그 사람이라는 가사가 왜 이렇게 슬프게 느껴지는지..머리 다 깍고 근처의 코인 노래방에 들어갔다.원곡은 산울림이 불렀지만 최근에 장범준이 부른 버전으.. 더보기
갑자기 사라졌다 1. 짱아가 갔다.정말 갑작스럽게, 느닷없이, 찰나의 순간처럼 가버렸다.우리는 몰랐다. 이렇게 갑자기 가버릴줄은 전혀 생각도 하지 못 했다.늘 이렇게 우리와 함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아니, 생각했을까. 그런 생각조차 하지 못 했다.당연하게 생각한 것 같다. 항상 저 자리에 있는 가구처럼. 소파처럼. 인형처럼. 짱아는 늘 집 어딘가에 있었기에.집에 올 때마다 우릴 반겨줬기에. 필요하면 무조건 우리에게 와줬기 때문에.의식조차 하지 못 했다. 사람들은 항상 익숙함에 속고 산다.그것은 엄청나게 큰 패착이었다. 그렇다.짱아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짱아의 시간은 훨씬 더 빠르게 흘러가고 있었다. 2. 느껴지지 않았다.짱아의 심장이 멎었다. 나는 어쩌면 다행스럽게도, 짱아의 마지막에 곁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