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아야. 개구쟁이
넌 정말이고 정말이고 특별한 존재였어. 그 사실을 너무나 늦게 알아버렸어.
어떤 곳에서든, 뭘 하고 있든, 무슨 상황이 됐든 불쑥 불쑥 니가 생각나.
길을 걷다보면 저 멀찍이 니가 보여. 하늘을 봐도 그래.
니가 왕왕 짖는 소리가 귓가에 맴돌고, 너의 초롱초롱한 눈빛이 그려지고,
널 쓰다듬을 때의 느낌, 꼬리를 잡을 때의 느낌, 턱을 긁어줄 때의 느낌,
술래잡기하고, 귀신놀이하고, 이불속에서 함께 잠을 청하고,
맛있는거 주려고 하면 어쩔 줄 몰라하던 너,
바깥공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던 너,
가족이 오면 반겨주던 너,
너의 온갖 모습, 몸짓, 표정,
하나 하나 다 생각이 나서 미칠 지경이구나. 짱아야..
좋았던 기억만큼 아쉬운 것, 미안한 것들로 내 마음이 차오르고,
슬픔에만 빠져있을 정도로 여유있는 삶이 아니기에, 마음을 강하게 먹으려고는 한다.
짱아야.
잊지 않을게. 널 절대 잊지 않을거야.
시간이 흐를수록 슬픔도 사그러지겠지만, 널 그렇게 보내진 않을거야.
너로 인해 잠시 잊고 있었던 가족의 소중함, 넌 우리 가족이었어.
가족 모두 너로 인해 힘을 얻었어. 감동을 느꼈어.
내 동생이었고, 내 친구였어.
그 어떤 슈나우저보다도, 매력 터지고 똑똑하고 착했던 우리집 막내, 개구쟁이.
병돌아.
남아있는 우리 가족을.. 지켜봐 줘.
너로 인해 웃을 수 있었던 우리의 지난 나날이, 헛된 시간이 되지 않도록.
앞으로도 서로 의지하며, 최선을 다해 살아갈 수 있도록.
너에게 받은 사랑을 다른 이들에게도 베풀 수 있게.
그저 지켜보기만 해줘. 다른 부탁은 하지 않을게.
우리는 널 잊지 않고, 열심히 살아볼게.
너도 잘 지내고 있을거라 믿으면서.
안녕 짱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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